대학생들에게 여름방학은 더 이상 학기 후 찾아오는 길고 긴 휴가기간이 아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여름방학에도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이력을 쌓고, 자격증을 하나라도 더 따기 위해 분주한 일상을 보낸다. 대학생들의 계획표는 학원 스케줄과 스터디 모임 일정 등으로 학기 못지않게 빽빽하다. 거기에 더해 방학은 자원봉사 시즌이기도 하다. 방학 중 시간을 내서 참여하는 자원봉사는 취업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베풂의 철학을 몸소 체험하게 하고, 보람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요즘 여러 대학에서는 여름방학 봉사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영남대(총장 우동기)가 2001년 여름방학부터 시행 중인 "해외자원봉사"는 세계의 오지에서 "국경 없는 사랑"을 실천하며 인류애를 기르는 글로벌 교육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동ㆍ하계 방학을 활용해 매년 2회 실시되는 영남대 해외자원봉사프로그램은 평균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따라서 서류심사와 면접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해외자원봉사단으로 선발될 수 있다.
올 여름방학에는 제13기 해외자원봉사단 88명(학생 80명, 교직원 8명)이 중국 길림 북화대학과 연길 연변대학, 몽골 울란바토르 나담대학,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정보기술대학 등 총 4곳으로 파견된다. 각지에 22명씩 파견되는 이들은 다음달 5일부터 28일까지 23박24일 동안 현지 고아원과 양로원 등을 방문해 노력봉사를 펼치는 한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영어, 컴퓨터 등을 가르치는 교육봉사활동도 펼친다. 또한 지난 1달 동안 연습한 사물놀이와 태권도, 농악 등의 전통문화공연과 현지 대학생들과의 학술교류행사를 통해 한국을 알리는 민간 홍보대사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서울대와 고려대를 비롯한 전국 대학의 이공계 교수와 학생들이 올해부터 ‘과학봉사단’을 꾸려 이공계 위기론을 딛고 농어촌에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
전국자연대학장협의회는 회원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여름방학 기간인 7, 8월 중 농어촌으로 ‘과학봉사단 활동’을 떠난다고 밝혔다.
서울대 자연대는 여름방학 중 교직원 5명과 조교 및 학생 30여 명으로 봉사단을 꾸려 자매결연 지방자치단체엔 경북 영덕군을 찾는다. 봉사단은 사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초중등학생을 위한 보충수업도 실시한다.
한국공과대학장협의회도 과학봉사단을 결성해 농어촌을 찾는다. 협의회 회원 대학 공대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소외 지역이나 노인 마을을 방문해 기술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고려대 공대는 학생 10명을 한 팀으로 꾸려 농촌을 방문해 5∼10일간 낮에는 농기계 수리 등 자원봉사를 하고 밤에는 컴퓨터 수업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봇물처럼 이어지는 대학 차원의 봉사 프로젝트에도 결점은 있다. 일단 봉사의 형식이 단순화되어 있어 앞으로 대학다운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 자원봉사의 특성 상 지속적인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한 개선점도 마련되어져야 한다.
한봉협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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